회사 업무는 어드민으로, 내 일상은 수작업으로?

개발자로 일하다 보면 새로운 기능을 만들 때마다 당연하게 어드민 페이지를 만들어요. 사용자 관리, 데이터 모니터링, 기능 토글 등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한눈에 보고 관리할 수 있도록 말이에요. 팀원들과 함께 기능을 개발하고 개선해나가는 데 어드민만큼 중요한 도구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 업무에는 이렇게 체계적인 관리 도구를 잘 만들면서, 정작 내 개인 생활은 여전히 반복적인 수작업으로 가득하다고 느꼈어요.

매주 같은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같은 형태의 작업을 반복하고, 구독 서비스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이런 일들을 하면서도 자동화해야겠다는 생각은 미뤄두고 있었어요.

요즘은 ChatGPT부터 시작해서 Cursor, Claude Code, Lovable 등 정말 다양한 AI 도구들이 나오고 있어요. 개발 생산성도 크게 향상되었고, 바이브 코딩 코딩으로 바로바로 원하는 기능을 만들어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그렇다면 이런 도구들을 활용해서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내 일상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개인 맞춤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서 반복 작업을 줄이고, 더 중요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있도록 말이에요.

Stark Desk 프로젝트: 나만의 개인 어드민 만들기

이런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바로 ‘Stark Desk’예요.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처럼은 아니더라도, 내 일상의 반복 작업들을 자동화해주는 개인용 어드민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시작했어요. (이름은 토니 스타크를 따라한 건 아니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영어 이름이에요 😅)

뉴스레터 작성 자동화

첫 번째로 만든 기능은 매주 발행하는 Ruby on Rails 뉴스레터를 위한 도구였어요. 기존에는 여러 사이트를 직접 돌아다니며 소식을 찾고, 하나씩 정리하는 작업을 반복했어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놓치는 소식들도 많았죠. 내용의 인사이트를 뽑고 생각을 정리하기보다는, 또 괜찮은 소식이 없으려나 하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이제는 미리 등록해둔 소스들에서 자동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AI가 1차적으로 내용을 요약해서 후보를 뽑아줘요. 선택된 후보들은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로 정리되어 들어가고, 제가 마무리로 약간의 수정을 통해 뉴스레터 준비가 완료되죠.

관심사 기반 개인화 피드

뉴스레터 도구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고, 좀 더 발전된 기능을 추가했어요. 바로 개인 맞춤형 뉴스 피드예요. 여기서 가장 재미있고 기대하는 부분은 임베딩을 활용한 개인화예요:

  • 내가 읽고 만족한 글들에 ‘좋아요’ 표시
  • 해당 콘텐츠들의 임베딩을 추출해서 Pinecone 벡터 DB에 저장
  • 새로운 글들이 들어올 때마다 기존 관심사와 유사도를 계산해서 스코어링
  • 내 취향에 맞는 글들이 상위에 노출

이 기능 덕분에 업계 동향을 파악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었고, 뉴스레터 소재 발굴도 훨씬 효율적이 되었어요.

구독 서비스 관리 대시보드

AI 도구들이 늘어나면서 구독 서비스 지출도 함께 늘어나더라고요. ChatGPT Plus, Cursor Pro, Claude Pro, 각종 SaaS 도구들… 어느새 월 구독료가 상당한 금액이 되었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추가한 기능이 구독 서비스 관리 도구예요. 각 서비스의 구독 현황을 한눈에 보고, 갱신일을 미리 알림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무엇보다도 현황을 보면서 불필요해진 서비스를 까먹지 않고 해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된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제 효과와 기술 스택

아직 모든 기능이 100%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소재 준비부터 발송까지 3시간은 걸렸던 뉴스레터 발송 준비 시간을 이제 2시간 이내로 줄였고, 그만큼 콘텐츠 퀄리티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어요.

프로젝트에 사용한 주요 기술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범주       사용 도구                             
백엔드     Ruby on Rails                          
프론트엔드 TailwindCSS 4                          
DB         Sqlite3                                
벡터 DB    Pinecone (무료 플랜)                   
임베딩     Vertex AI text-multilingual-embedding
개발 도우미 Cursor, Claude Code, CodeRabbit 등

개인 프로젝트라서 다양한 AI 도구들을 자유롭게 실험해볼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어요.

개인 어드민 시스템 시작하는 방법

“나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음과 같은 순서로 시작해보시길 추천해요.

먼저 일상에서 반복하고 있는 작업들을 찾아보세요. 매일/매주 같은 사이트 확인하기, 동일한 형태의 데이터 정리 작업, 정기적인 리마인더가 필요한 일들, 여러 서비스를 오가며 하는 작업들 등이 좋은 후보예요.

그 다음에는 가장 간단한 것부터 시작하세요. 거창한 기능을 만들려고 하지 마세요. 성취감과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해요. Stark Desk도 처음에는 뉴스 소스를 단순히 나열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그 다음에 AI 요약 기능을 추가하고, 개인화 기능을 넣고… 이런 식으로 점진적으로 발전시켜 나갔어요.

요즘 나오는 AI 개발 도구들을 활용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복잡한 기능을 만들 수 있어요. 완벽한 코드를 처음부터 작성하려고 하지 말고, AI와 함께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세요.

마지막으로는 꾸준함과 일단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토니 스타크의 자비스로 나아갈 수 있는 코드 한 줄을 꾸준히 만들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접근해보세요. 작은 자동화 하나하나가 쌓여서 결국 내 일상을 크게 바꿀 수 있을 거예요.

마치며: 이제 시작해보자

AI 도구들이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 우리는 정말 많은 것들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되었어요. 회사에서 멋진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내 생활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획서도, 거창한 목표도 필요 없어요. 오늘 내가 반복하고 있는 작업 하나를 찾아서, 그것을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작은 첫 걸음이 결국 나만의 개인 비서, 나만의 자비스를 만들어가는 여정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