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Ruby on Rails를 선택했나: 대규모 서비스로 본 커리어 전환 이야기
Rails와의 첫 만남: Nokia Asha에서 클라이언트 개발
Ruby on Rails를 처음 접한 것은 2013년, 카카오에서 카카오톡 클라이언트를 개발할 때였어요. 당시 저는 Nokia Asha라는 저가 단말용 카카오톡 클라이언트를 만드는 팀의 막내였고, 주 업무는 클라이언트 엔지니어였습니다.
- UI 구성의 어려움: 디자인에 맞춰 UI를 구현하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아,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주니어 시절이었어요.
- 서버 로그 확인: 로그 확인을 위해 서버 팀에 계속 요청을 드려야 했고, 번거로움이 커서 제 로컬에 직접 서버를 띄워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습니다.
다행히 서버팀에 계신 분이 틈틈이 질문에 답해주신 덕분에, 제 로컬에서 Ruby on Rails 서버를 띄우고 카카오톡 클라이언트를 테스트해볼 수 있었어요. 이것이 Rails와의 첫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서버 개발로의 전환, 그리고 Rails의 시작
곧 Microsoft가 Nokia를 인수하면서 Asha 플랫폼이 사라졌고, 팀이 해체됐어요. 저는 경력 2년 차에 서버 개발로 전환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선택지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저는 Ruby on Rails와 Java를 쓰는 팀에서 새롭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 왜 Rails였나?: 업계에서 Rails가 얼마나 많이 쓰이는지, 앞으로 제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보다, 4,800만 명의 MAU를 보유한 대규모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했어요.
- 대규모 서비스 경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개발해본다는 것 자체가 제 커리어에 큰 자산이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다양한 회사 경험 속에서 Rails와 함께
이후 의료 AI 스타트업(루닛)에서 잠깐 Python/Django를 사용한 시기를 제외하면, 저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Ruby on Rails를 활용해왔어요. 현재도 당근마켓에서 MAU 2,000만 규모의 서비스를 개발하며, 여전히 Rails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 운도 따랐다고 생각해요. Rails라는 프레임워크가 제 성향과 잘 맞았고, 운 좋게도 회사나 팀을 옮길 때마다 Rails를 주로 활용하는 환경에 몸담을 수 있었거든요. 물론 저는 언어·프레임워크보다도 ‘회사가 만들어내는 가치’에 늘 더 관심을 뒀지만, 그 과정에서 Rails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이어진 건 정말 큰 행운이었어요.
- 가치의 중요성: 결국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을 통해 어떤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Rails가 저에게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와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해준 좋은 도구였어요.
Rails가 의미 있는 이유
돌아보면, 저는 Rails를 “좋아하게 됐다” 라기보다 “의미 있는 경험을 가능하게 해준 도구” 로 여기고 있습니다. Rails로 대규모 서비스를 운영하며, 자연스럽게 프레임워크와 친숙해졌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쌓였습니다.
- 서비스의 가치: 전 세계 수천만 명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규모와 복잡도가 크기 때문에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어요. Rails는 그 과정에서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유지보수를 지원해줘서 좋았습니다.
- 지속 가능한 성장: 한 프레임워크에 몰입하면서 생기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 능력과 가치 창출이라는 점을 배웠어요.
주니어 개발자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
최근에는 어떤 언어나 프레임워크를 배워야 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을 돌이켜볼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만들어내고, 어떤 가치를 전할 수 있는지’ 에 달려 있어요.
- 기술보다 문제에 집중하기: 어떤 스택이든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얼마나 적합한지를 먼저 고민해보세요.
- 대규모 서비스 경험의 가치: 작은 프로젝트도 좋지만, 기회가 된다면 많은 유저를 가진 서비스에 참여해보세요. 운영 경험이 곧 실무 역량이 되거든요.
- 학습 곡선 고려: Rails나 Django 모두 생산성이 좋은 프레임워크입니다. 빠른 피드백 루프를 통해 학습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보세요.
-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로그 확인, 서버 셋업 등에서 보았듯이, 다른 팀과 협업하며 배운 지식이 훨씬 오래가고, 함께 성장하게 해줍니다.
맺음말
Ruby on Rails가 저에게는 대규모 서비스를 경험하고, 실무 역량을 쌓는 데 큰 도움이 되었어요. 앞으로도 Rails를 통해 의미 있는 경험과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물론, 언어나 프레임워크 자체가 정답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 기술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를 늘 고민한다면, 여러분이 선택한 어떤 기술이든 옳은 길로 이어질 거예요.
더 궁금하다면,